제 블로그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매일 한 가지라도 배우는 게 목적입니다.
오늘은 색깔에 관한 재밌는 얘기를 배워 보려합니다.
인류가 색과 함께한 역사는 얼마나 될까요?
1850년대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모든 것의 변화를 이끌었는데 이는 색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현재는 4만 종이 넘는 안료가 유통되고 있을 정도로 많은 색이 구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즉 자연적으로 쓸 수 있는 몇 안 되는 안료로 만든 색이 사람들이 구현 가능한 색상이었던 것입니다.
차근차근 정리해 보시죠.
빨강
색채 중에서도 채도가 가장 높아서 눈에 잘 띄는 빨간색 때문에 인류 역사에서 최초로 이름이 붙여진 색채가 바로 이 빨간색이었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죠.
아프리카 중기 석기시대에 만들어져 아직까지 전해지고 있는 안료 중 94%는 붉은색입니다.
이는 초기 인류가 생활하던 당시 빨강이 열대 초원의 초록이나 노랑이에 비해 눈에 잘 띄어서 선호했을 것이라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눈에 잘 띈다는 것은 빨강이 효과적인 신호로 쓰였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당시 초기 인류가 사용했던 빨강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요.
학자들은 피를 상징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개코원숭이나 침팬지의 암컷들이 발정기를 알리기 위해 생식기 주변 피부를 붉게 만드는 것처럼 초기 인류도 배란을 알리는 신호로 빨강이 쓰였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인류가 자연스럽게 붉은 입술과 볼 등을 과시하고자 했고 점차 빨간색의 화장품이 발달했습니다.
어떤 연구에 의하면 남성이 빨간 옷을 입은 웨이트리스에게 주는 팁이 다른 색깔을 입은 종업원보다 26% 많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 중세 시대의 빨간색은 매춘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빨강을 표현하기 위해 초기 인류는 레드오커를 사용했습니다.
레드오커는 점토와 실리카를 함유하는 산화철로 된 천연의 흙입니다.
당시에는 이런 레드오커의 채굴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채굴 뒤 가공되는 레드오커는 지금의 금과 같은 가치를 지녔습니다.
때문에 이렇게 확보한 레드 워커는 앞선 설명처럼 신호의 의미로 쓰였는데 지금도 이것은 전해지고 있습니다.
카메론의 팡족이나 탄자냐의 마사이족 등 아프리카의 여러 지역의 여성들이 붉은 안료를 몸에 바르는 게 이를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다 18세기 프랑스혁명 때 빨간색에 다른 의미가 부여됩니다.
시민군이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겠다는 의미로 피를 연상하는 붉은색 깃발을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민중의 색이라는 이미지를 얻은 빨간색은 이후에 사회주의 이념을 나타내는 마스코트가 되기도 합니다.
초록
이슬람교회에서는 색을 신의 선물로 인식했습니다.
그중 초록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무함마드는 초록을 모든 색들과 다르게 봤습니다.
순교자의 영혼을 나무에 앉은 초록 새로 묘사했고 독실한 신자들을 초목에 빗댄 것입니다.
무함마드가 죽은 뒤 초록은 이슬람 지식인들에 의해 이슬람교에서 더욱 특별하게 다뤄졌습니다.
때문에 이슬람 문화에서는 상징적인 초록을 표현하기 위해 산화구리를 사용했습니다.
수세기 동안 유약의 재료와 알칼리 성분을 조정하며 초록 색소 제조 기술을 발전시켰고 결국 1560년대 터키에서는 에메랄드 색조의 초록이 등장하기 이르렀습니다.
이는 당시 이슬람의 다양한 건축물에서 활용됐는데 이외에도 초록색은 이슬람 문화권에서 그림 등의 여러 작품에서 많이 사용됐습니다.
이는 명맥을 유지하며 현재 이슬람 문화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슬람 국가들의 국기부터 사원의 지붕에 이르기까지 초록은 이슬람의 대표적인 상징색입니다.
노랑
과거에는 노란 꽃을 통해서 노란 색소를 확보했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노랗지 않은 꽃에서 추출된 노란 색소가 가장 질 좋은 노란 색소를 제공했습니다.
바로 3천 년 전 카슈미르 지역에서 최초로 재배된 보라색 꽃인 사프란입니다.
현재 사프란은 값비싼 향신료로 유명하지만 과거에는 귀한 노란 색소였습니다.
아라비아어의 노랑을 뜻하는 자파란에서 명칭이 유래했듯이 사프란의 암술머리에는 노랑을 구현하는 크로신이라는 진홍색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있습니다.
이것을 물에 담그면 물이 금빛 노랑으로 변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사프란의 노랑 색소는 유럽에서도 귀했지만 인도에서도 유럽 이상으로 사프란을 귀하게 여겼습니다.
이는 힌두교의 신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많은 힌두교의 신들이 금색이나 노란색의 표상을 지니고 있을 정도로 인도에서는 노랑의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인도인들은 노랑을 햇빛과 금 그리고 광채 생명력 신성과 동일시했는데 때문에 노란 색소의 수요가 꾸준했고 그중 가장 품질이 뛰어나고 귀한 사프란을 최고로 인정했습니다.
그렇기에 금과 같은 사프란은 인도의 힌두교도들에게는 태양 불과 같은 상징이었고 인도의 불교도들에게는 금욕적인 의복 색으로 여겨졌습니다.
과거부터 사프란은 귀했지만 인도인들의 일상과 함께 했습니다.
파랑
파랑 안료 중 가장 고가는 울트라 마린이었습니다.
이는 아프가니스탄 광산에서 14세기 이탈리아 상인들이 수입해 유럽으로 들여온 것인데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은 울트라 마린을 상당히 선호했습니다.
이는 청금석을 갈아서 가루로 만든 안료로 당시 이탈리아에서의 가격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거룩함과 겸손을 상징해 성모 마리아의 예복을 표현하는 데 사용되었던 울트라 마린의 가격은 하급 관료 월급이거나 피렌치 외곽의 노동자의 5년 치 집세와 맞먹었습니다.
그러나 파란 옷을 입고 있는 성모 마리아의 눈이 항상 눈물을 당장 흘릴 것처럼 슬프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파란색은 우울함을 연상시켰습니다.
그래서 현재 영단어 블루는 파란색과 동시에 우울함을 뜻하기도 한다는 설이 있습니다.
반면 파란과 우울함의 관계가 피카소에서 왔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1901년 평소 피카소와 친했던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하는데 이 때문에 피카소가 우울증을 앓게 됐고 그 후 몇 년 동안의 작품에서 피카소는 파란색을 중심으로 그림을 그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 그의 작품 중 이 시기를 피카소의 청색 시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보라
기원전 5세기 시리아 페니키아 해안에서 제작되기 시작했던 티리언 퍼플은 만드는 과정이 워낙 복잡합니다.
바다 달팽이의 아가미선에서 나오는 분비물로 만드는 데, 안료 1그램을 얻기 위해 달팽이 1만 마리가 필요해서 가격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로마 황제 도미티아누스의 최고 가격 측량에는 티리언 퍼플로 염색된 실크가 500g에 15만 대나리로 책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사프란의 75배의 가격입니다.
때문에 티리언 퍼플은 부유하고 권력 있는 사람들만 사용할 수 있었던 안료였습니다.
주로 왕실의 의복에서 티리언 퍼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러한 티리언 퍼플은 1453년 비잔틴 제국이 멸망하자 명맥이 끊겼습니다.
그렇지만 보라색은 여전히 왕실 등에서 선호했고 귀한 색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이후 많은 화학자들은 이를 구현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던 중 1856년 윌리언 퍼키는 말라리아 치료를 위해 퀴닌을 합성하다 우연히 보라색 염료 제조 방법을 발견했고 이를 계기로 보라색은 특권층의 색에서 대중화된 색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상으로 색에 관한 재밌는 이야기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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