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간(地藏干)이란 한자 그대로 '땅 속에 감추어진 천간'이라는 뜻이다. 땅은 곧 지지(地支)를 의미하므로 지장간은 천간이 지지로 내려와 담겨져 있다는 의미이다. 예를들어 12지지의 하나인 寅이라는 글자 속에는 戊,丙,甲이라는 천간의 글자가 담겨져 있다. 명리학에서는 천간과 지지가 기초를 이루고 있는만큼 지장간의 쓰임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지장간의 원리나 생성 시기에 대해서는 별도로 알려진 바는 없다. 생각건대 천간과 지지는 기(氣)와 질(質)의 형태로 서로 교류하면서 변화하고 있다. 氣가 뭉치면 質이되고 質이 흩어지면 氣가 되니 천간과 지지가 다를 것이 없다. 우주 만물이 결국은 氣를 기초로 생성되었으므로 천간과 지지도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다만 천간은 순일한 기운인 반면, 지지는 여러가지 기운이 섞여 있는 점이 다를 뿐이다.
지장간은 여기(餘氣), 중기(中氣), 본기(本氣)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는 지난달의 본기의 기운이 남아 있는 기간이며, 앞 절기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을 말한다, 중기(中氣)는 여기(餘氣) 다음의 기간으로 여기에서 정기로 가는 중간 단계인데, 월률분야에서 가장 세력이 약하다고 볼 수 있다. 본기(正氣)는 정기(本氣)라고도 하는데 지지 글자의 본래의 천간과 연결된 기운으로 가장 강하며 지지와 음양오행이 같다. 이를 기간으로 나누면 그 달을 지배하는 기운인 본기(本氣)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지 12글자 속에 들어있는 지장간은 아래와 같다.
구분 | 寅 | 卯 | 辰 | 巳 | 午 | 未 | 申 | 酉 | 戌 | 亥 | 子 | 丑 |
여기(餘氣) | 戊 | 甲 | 乙 | 戊 | 丙 | 丁 | 戊 | 庚 | 辛 | 戊 | 壬 | 癸 |
중기(中氣) | 丙 | 癸 | 庚 | 己 | 乙 | 壬 | 丁 | 甲 | 辛 | |||
본기(本氣) | 甲 | 乙 | 戊 | 丙 | 丁 | 己 | 庚 | 辛 | 戊 | 壬 | 癸 | 己 |
여기(餘氣)
지지 중 첫 번째 지장간을 여기(餘氣) 또는 초기(初氣)라고 한다. 여기(餘氣)란 남은 기운으로 지난 달의 정기가 넘어온 것이니 지난달의 정기에 해당하는 글자가 여기다. 예를들어 寅월의 정기는 甲인데 卯월이 되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일부의 기운이 卯월의 여기로 넘어와 있다. 이는 절기가 바뀌었다고 하루 아침에 다음 계절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앞 계절의 기운이 남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처럼 卯월은 전월인 寅월의 본기인 甲을 여기로 가지게 되고, 辰월은 전달인 卯월의 본기인 乙을 여기로 가지게 되는 것이다.
다만, 丑, 未월에서 다음 달로 넘어갈 때는 여기가 기토(己土)가 아니라 무토(戊土)가 되는데, 이는 다음에 오는 달이 寅,申,巳,亥월로서 陽의 계절이면서 활동적인 생지(生地)이기 때문이다. 生하는 기운이므로 음이 양으로 변하여 오는 것이다.
중기(中氣)
지지의 두 번째 지장간을 중기(中氣)라고 한다. 인신사해의 사생(四生)의 글자에는 다음 계절을 잉태하는 양(陽)의 글자가 들어있고, 진술축미의 사고(四庫)에는 전 계절의 기운을 가두는 음의 글자를 가지고 있다. 다시 살펴보면,
寅,申,巳,亥월은 사생지(四生地)라 하는데 각 계절이 시작되는 달이다. 예를들어 봄의 시작인 인(寅)월의 중기(中氣)에는 그 다음에 올 계절인 여름의 양간인 병(丙)화가 들어 있다. 생지인 인목(寅木)의 경우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만, 이미 다음 계절의 기운도 생겨나기 때문인데, 인월에 여름의 양화(陽火)인 병화(丙火)가 태동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巳)월은 여름의 시작이지만 다음에 오는 계절인 가을의 양간 경(庚)금이 중기(中氣)에 들어있게 된다.
子,午,卯,酉의 사왕지(四旺地)는 중기가 없다. 사왕지는 그 계절의 기운이 가장 왕성하게 드러나는 계절이기 때문에 다른 계절의 기운이 섞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오화(午火)만 중기에 기토(己土)가 있는데, 이는 가을로 넘어가기 위해서 토로써 뜨거운 불덩어리인 화(火)의 기운을 중화시키기 위함이라고 한다. 오(午)월은 양이 극에 달하는 하지(夏至)를 기점으로, 이때부터 낮이 점점 짧아지는데 음양의 중화(中和)를 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된다.
辰,戌,丑,未는 사고(四庫)의 글자이다. 이곳에는 지나간 계절의 음간이 들어 있다. 봄의 마지막인 달인 진(辰)월의 중기에는 지나간 계절인 겨울의 음간인 계(癸)수가 들어 있고, 여름의 마지막인 미(未)월의 중기에는 지나간 계절인 봄의 음간인 을(乙)목이 들어 있다. 이처럼 각 계절의 마지막 달인 진(辰), 미(未), 술(戌), 축(丑)월에는 지나간 계절의 대표적인 음간(陰干)을 중기에 간직하고 있으니 창고를 의미하는 고지라고 하는 것이다. 고지에 들면 마침내 이전 계절의 기운은 종식됨을 의미한다.
본기(本氣)
본기 즉, 정기는 지지의 마지막 지장간으로 지지 본래의 음양오행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지지 신금(申金) 이라고 한다면 양의 금(金)이기 때문에 천간 양의 금인 경금(庚金)이 정기가 된다. 이처럼 지지(地支)가 양지(陽支)이면, 정기는 양간(陽干)이 되고, 지지(地支)가 음지(陰支)이면, 대표적인 정기는 음간(陰干)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예외가 존재하니 자(子)월은 양지이나 정기는 계(癸)수이고, 해(亥)월은 음지이지만 정기는 양간인 임(壬)수이다. 또한 사(巳)월은 음지이나, 정기는 양간인 병(丙)화이고, 오(午)월은 양지이나, 정기는 음간인 정(丁)화이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게 된 이유는 본질을 의미하는 체(體)와 쓰임새를 의미하는 용(用)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오(巳午)와 해자(亥子)는 체용이 바뀌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구분 | 寅 | 卯 | 辰 | 巳 | 午 | 未 | 申 | 酉 | 戌 | 亥 | 子 | 丑 |
음양(체) | + | - | + | - | + | - | + | - | + | - | + | - |
본기(용) | 甲 | 乙 | 戊 | 丙 | 丁 | 己 | 庚 | 辛 | 戊 | 壬 | 癸 | 己 |
이런 경우를 노자의 도덕경을 인용하여 음양이 조화를 이루는 부음포양(負陰抱陽)이라고도 하는데, 체용의 변화는 음양의 교류를 통하여 순환하고 탄생하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처럼 지장간도 음양이 아닌 것이 없으며, 음양은 명리학에 있어서도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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