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地支)
고대 문화권에서는 달의 모양 변화에 따라 달력을 만들어 사용했다. 달은 태양과 달리 눈에 쉽게 보이고 그 변화도 명확하기 때문이다. 고대 수메르나 그리스, 중국, 북아메리카 애리조나의 아나사지족 등 세계 각지의 사람들은 음력 12달이 1년이 되는 354일의 달력을 사용했다. 그러나 태음력에서는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진 채 공전함으로써 생기는 계절의 변화를 알기 어렵다. 그러므로 양력으로 24절기를 따로 정하여 썼으니 24절기는 주로 일[농사]과 관련 있다.
지지의 숫자로 12가 선정된 배경에는 1년에는 12삭망월이 있다는 사실에서 가장 크게 기인한 것을 본다. 1년은 본래 365일이지만 약 12삭망월이며 60갑자(2삭망월)의 6회 반복과도 유사하다. 따라서 1년을 구분하는 단위로는 12가 가장 적합하다. 그래서 모든 문화권에서 1년을 12+α[윤]월로 배정해왔던 것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해와 달이 만나는 이 삭일(朔日)을 한 달의 초하루로 삼았다. 이렇게 1년에 12번 해마다 조금씩 다른 위치에서 해와 달이 만나는 곳을 평균한 후, 하늘을 12간격으로 나누고 이를 12진(辰)이라 불렀다. 즉 12진은 해와 달이 서로 만나는, 황도와 백도 상에 위치하는 12개의 별자리 구역이다. 『漢書』 卷21下 「律曆志」, “辰者, 日月之會而建所指也.” 이 12진(辰)이 자(子)와 지(枝)의 관념을 거쳐 12지(支)로 발전했다. 기본적으로는 태양이든 달이든 우주의 별과 무관할 수 없다.
이처럼 12지지는 달의 운동이나 태양과 달의 관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1년이 12달이듯이 12라는 숫자는 한 해를 구분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며, 역학에서 12지지로 활용되었다고 보여진다. 한편, 문헌에 나타나는 12지지의 의미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자(子)
- 자는 번식한다[滋]는 뜻이다. 자(滋)란 만물이 아래(땅·생식기)로부터 불어나는 것을 말한다(子者 滋也. 滋者 言萬物滋於下也) : 『사기』
- 자에서 싹이 트고(孶萌於子) : 『한서』
- 자는 11월에 양기가 동하여 만물이 번식하는 것으로 사람으로서 본떴다[(子)十一月 陽氣動萬物滋 人以爲偁象形] : 『설문해자』
- 자는 불어나는 것이니 양기가 처음 싹터서 아래로부터 자라나는 것이다. 역(易)에서는 감(坎)괘가 되는데 감은 험하다는 뜻이다(子孳也 陽氣始萌 孳生於下也. 於易爲坎 坎險也) : 『석명』
축(丑)
- 축은 얽어맨다[紐]는 말이다. 양기가 위에 있고 아직 내려오지 않아서 만물이 얽혀 감히 나오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丑者 紐也. 言陽氣在上未降 萬物厄紐未敢出也) : 『사기』
- 축에서 얽혀 나오고(紐牙於丑) : 『한서』
- 축은 묶는다는 뜻이다. 12월에 만물이 동하여 작용하는 것으로 손의 모양을 본떴다. 시에 축을 더하면 역시 손을 드는 때이다[(丑)紐也. 十二月 萬物動用事 象手之形. 時加丑亦舉手時也] : 『설문해자』
- 축은 묶는 것이니 한기가 스스로 굽혀서 묶는 것이다. 역에서는 간(艮)괘가 되는데, 간은 그치게 하는 것이니 아직 할 수 없는 때이므로 만물이 생겨나는 것을 살펴서 나아가기를 그만두는 뜻이다(丑紐也 寒氣自屈紐也. 於易爲艮 艮限也 時未可 聴物生 限止之也) : 『석명』
인(寅)
- 인은 만물이 꿈틀꿈틀 일어나기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寅 言萬物始生螾然也 故曰寅) : 『사기』
- 인에서 당겨 나오고(引逹於寅) : 『한서』
- 인은 종지뼈를 뜻한다. 정월에 양기가 동하면 황천에서 벗어나 위로 나오고자하나 음기가 아직 강하다. 宀가 종지뼈 아래에 이르지 못한 형상이다[(寅)髕也. 正月 陽氣動 去黄泉欲上出 陰尙彊. 象宀不達髕寅於下也] : 『설문해자』
- 인은 펼치는 것이니 널리 펴서 만물을 낳는 것이다(寅演也 演生物也) : 『석명』
묘(卯)
- 묘는 무성하다는 뜻으로 만물이 무성한 것을 말한다(卯之爲言 茂也 言萬物茂也) : 『사기』
- 묘에서 뚫고 나오고(冒茆於卯) : 『한서』
- 묘는 무릅쓴다는 뜻이다. 2월에 만물이 땅을 뚫고 나오는 것으로 문이 열린 형상을 본떴다. 그러므로 2월은 천문(天門)이 된다[(卯)冒也. 二月 萬物冒地而出 象開門之形. 故二月爲天門] : 『설문해자』
- 묘는 무릅쓰는 것이니 흙을 뚫고 나오는 것이다. 역에서는 진(震)괘가 되는데 2월에 비로소 우레가 울리는 것이다(卯冒也 載冐土而出也. 於易爲震 二月之時 雷始震也) : 『석명』
진(辰)
- 진은 만물이 움직인다는 뜻이다(辰者 言萬物之蜄也) : 『사기』
- 진에서 아름다움을 떨치고(振美於辰) : 『한서』
- 진은 떨친다는 뜻이다. 3월에 양기가 동하여 우레와 번개가 치고 백성들이 농사를 짓는 때이다. 만물이 모두 생겨나므로 乙과 匕에서 나왔는데 匕은 가시모양이며 厂은 소리이다. 진은 방성(房星)이고 천시(天時)이다. 二에서 나왔는데 二는 上의 고문(古文)이다[(辰)震也. 三月 陽氣動 靁電振 民農時也. 物皆生 从乙匕 匕象芒達 厂聲也. 辰房星天時也. 从二二古文上字] : 『설문해자』
- 진은 펴는 것이니 만물이 다 펼쳐져서 나오는 것이다(辰伸也 物皆伸舒而出也) : 『석명』
사(巳)
- 사는 양기가 이미 쇠진했음을 말한다(巳者 言陽氣之已盡也) : 『사기』
- 사에서 매우 성하고(已盛於巳) : 『한서』
- 사는 그치는 것이다. 4월에 양기가 이미 나오고 음기가 이미 숨으니 만물을 보고 문장을 이룬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사는 뱀의 모양을 본뜬 것이다[(巳)已也. 四月 陽氣已出 陰氣已藏 萬物見 成文章. 故巳爲蛇象形] : 『설문해자』
- 사는 그치는 것이니 양기가 다 펼쳐지고서 그친 것이다. 역에서는 손(巽)괘가 되는데 손은 흩어지는 것이고 만물이 다 생겨나서 펼쳐지고 흩어지는 것이다(巳已也 陽氣畢布已也. 於易爲巽 巽散也 物皆生布散也) : 『석명』
오(午)
- 오는 음양이 교류하는 것을 말한다(午者 陰陽交 故曰午) : 『사기』
- 오에서 널리 펴지고(咢布於午) : 『한서』
- 오는 거스르는 것이다. 5월에 음기가 양을 거슬러 뚫고 나오는 것이다. 矢(화살 시)와 같은 의미이다[(午)啎也. 五月 陰氣午逆陽 冒地而出. 此與矢同意] : 『설문해자』
- 오는 거스르는 것이니 음기가 아래로부터 올라와 양기와 서로 거스르는 것이다. 역에서는 리(離)괘가 되는데 리는 붙는 것이다. 만물이 다 양기에 붙어서 무성해지는 것이다(午仵也 陰氣從下上 與陽相仵逆也. 於易爲離 離麗也. 物皆附麗陽氣 以茂也) : 『석명』
미(未)
- 미는 만물이 모두 성장하여 맛[味]이 더해지는 것을 말한다(未者 言萬物皆成有滋味也) : 『사기』
- 미에서 어둑해지며 우거지고(昧薆於未) : 『한서』
- 미는 맛이다. 6월에 맛이 잘 드는 것이다. 오행의 목은 未에서 노쇠해지는데 木에 지엽을 더하여 본뜬 글자이다[(未)味也. 六月 滋味也. 五行木老於未. 象木重枝葉也] : 『설문해자』
- 미는 어두워지는 것이니 해가 중천에 있으면 기울어져 어둠으로 향한다(未昧也 日中則昃向幽昧也) : 『석명』
신(申)
- 신은 음기가 사물에 작용한다는 뜻이다. 만물을 거듭 해치기 때문에 신이라 한다(申者 言陰用事 申賊萬物 故曰申) : 『사기』
- 신에서 거듭 단단해지고(申堅於申) : 『한서』
- 신은 신령함이다. 7월에 음기가 이뤄지면 몸체가 저절로 펴지고 단단해지는 것이다. 臼에서 나왔는데 스스로 가진다는 뜻이다. 관리는 저녁에 정사를 듣고 아침에 정사를 펼치는 것이다[(申)神也. 七月 陰氣成體自申束. 从臼自持也. 吏以餔時聽事申旦政也] : 『설문해자』
- 신은 몸이니 만물이 다 그 몸을 이루어서 각기 단단하도록 하며, 갖추어서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申身也 物皆成其身體 各申束之, 使備成也) : 『석명』
유(酉)
- 유는 만물이 늙었다는 뜻이다(酉者 萬物之老也 故曰酉) : 『사기』
- 유에서 오래 무르익고(留孰於酉) : 『한서』
- 유는 이루는 것이다. 8월에 기장이 익으면 술을 빚을 수 있다. 고문 酉의 형상이다[(酉)就也. 八月 黍成可爲酎酒. 象古文酉之形也] : 『설문해자』
- 유는 빼어나는 것이니 빼어나다는 것은 만물이 다 이뤄지는 것이다. 역에서는 태(兌)괘가 되는데 태는 기쁨이다. 만물이 다 갖추므로 모두 기뻐하는 것이다(酉秀也 秀者物皆成也. 於易爲兌 兑說也. 物得備足 皆喜説也) : 『석명』
술(戌)
- 술은 만물이 모두 없어진다는 뜻이다(戌者 言萬物盡滅 故曰戌) : 『사기』
- 술에서 모두 들어가고(畢入於戍) : 『한서』
- 술은 없어지는 것이다. 9월에 양기가 쇠하고 만물이 다 이뤄지면 양기는 땅 속으로 들어간다. 오행의 토는 戊에서 생겨나서 戌에서 왕성하므로 戊에 一을 더한 것이다[(戌)滅也. 九月 陽氣微 萬物畢成 陽下入地也. 五行土 生於戊 盛於戌 从戊含一] : 『설문해자』
- 술은 구휼하는 것이니 만물이 응당 수렴되어서 구휼하는 것이다. 또한 겉을 벗고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戌恤也 物當收斂 矜恤之也. 亦言脱也落也) : 『석명』
해(亥)
- 해는 막히고 감추어진다는 뜻이다. 양기가 아래(땅)에 감추어지는 까닭에 해라고 하는 것이다(亥者 該也 言陽氣藏於下 故該也) : 『사기』
- 해에서 모두 갈무리된다(該閡於亥). 그러므로 음양의 시행과 조화이고, 만물의 끝과 시작이다(故陰陽之施化 萬物之終始) : 『한서』
- 해는 풀뿌리이다. 10월에 미약한 양이 일어나 왕성한 음과 접하는 것이다. 二에서 나왔는데 二는 上의 고문이다. 한 사람은 남자이고 또 한 사람은 여자이다. 乙에서 나왔는데 아이를 품에 안고 기침하는 모습을 본뜬 것이다. 『춘추전』에 이르길, “亥는 두 머리와 여섯 몸이 있는 것이다”고 했다[(亥)荄也. 十月 微陽起 接盛陰. 从二二古文上字. 一人男一人女也. 从乙象褢子咳咳之形. 春秋傳曰 亥有二首六身] : 『설문해자』
- 해는 핵심이니 만물을 거두어 감추면서 핵심은 그 좋고 나쁨과 참됨과 거짓을 취하는 것이다. 또한 만물이 이뤄져 모두 견실해지는 것을 말한다(亥核也 收藏百物 核取其好惡直偽也. 亦言物成皆堅核也) : 『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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