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움이 무기가 된다고? 그것도 치명적인...
우린 작고 연약한 아기를 본능적으로 ‘귀엽다’라고 느낍니다.
동물학자 콘라트와 니코의 이론에 따르면 어린 아기와 비슷한 형상을 보고 본능적으로 느끼는 귀여움을 가리켜서 ‘베이비 스키마’라고 합니다.
‘스키마’라는 개념은 뇌가 정보를 인식하는 어떤 틀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동글동글하거나 말랑말랑한 어떤 것을 귀여운 아기의 특징으로 받아들이는 틀을 이미 머릿속에 갖고 있다는 겁니다.
바로 이 틀 때문에 동글동글한 얼굴과 눈, 코, 입, 손이나 발을 갖고 있다면 그게 반드시 사람이 아닐지라도 귀엽게 인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무생물에 동그랗게 눈코 입만 그려 넣으면 문득 귀엽다는 생각이 들죠.
또 아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도 동물은 귀여워하고 사람들이 꽤 있는데요.
이런 취향 역시 결국 동물이 아기와 비슷한 어떤 형상과 질감을 느끼게 해 주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동물 중에 특히 강아지나 고양이를 좋아하는 이유도 얘네들이 어딘지 모르게 아기의 얼굴과 유사한 느낌을 우리에게 주기 때문이랍니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인간과 달리 다 커서도 얼굴은 아기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평생 귀여움을 받기에 유리합니다.
귀여움에 대해서는 진화론적 이론도 있습니다.
‘인류는 예부터 공동생활을 해왔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자식뿐 아니라 친척이나 이웃 등 공동체의 아기도 함께 돌봐왔다. 그래서 아기나 아기의 특성을 가진 그 무언가에 마음이 끌리는 쪽으로 진화해 왔다’는 것이 보호 본능이 생기는 것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아기를 무사히 잘 키워서 다음 세대로 유전자를 보존해야 한다는 본능이 있기에 아기와 아기들이 가지는 특징을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이 함께 발생한다는 뜻입니다.
또 뇌과학적 측면에서 귀여움을 파헤친 연구들도 있습니다.
실험에 따르면 한 아기의 사진을 보여줬을 때 부모든 부모가 아니든 피실험자 대부분의 뇌를 스캔하면 기분 좋음을 담당하는 영역이 활성화됐다고 하죠.
안타깝게도 어른 사진을 보여주면 이 부분이 전혀 반응하지 않았는데 어른 얼굴을 귀엽게 조작해서 보여주면 다시 뇌가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런 귀여움에 대한 뇌의 반응 속도는 다른 자극에 비해 엄청나게 빠르다고 하는데요.
다른 느낌들은 내가 왜 이 느낌을 받는지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 절차를 거친 후에 인식되는 반면에 귀엽다는 느낌은 본능과 생존의 영역이기 때문에 이 합리성을 찾는 절차가 상당히 생략되고 우선적으로 인식되도록 진화해 왔다는 이야기입니다.
귀여움이 무기라는 말은 이미 사실로 입증되었습니다.
여러 연구와 사례를 통해서 밝혀졌는데 아이가 여럿 있으면 그중에서 더 아기답게 생기고 귀여울수록 더 많은 어른들의 보살핌과 사랑을 받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같은 죄를 지었어도 피고의 얼굴이 동안일수록 유죄 선고를 받을 확률이 낮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 정도면 귀여움이라는 건 사리 분별을 막는 마약이 아닌가 싶은데 하버드 연구진은 귀여움에 대한 인간의 욕구가 거의 성욕과 맞먹을 정도로 참기 힘든 것이라고 하니까 귀엽다는 것은 무기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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