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발생국인 인도에서는 왜 불교가 없을까?
인도는 불교의 발상지입니다.
그런데 정작 인도에는 불교가 없습니다.
한 나라에서 종교가 통째로 사라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로마의 온갖 박해를 받았던 기독교나 조선 500년간 유교의 억압을 받았던 우리의 불교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미신이라고 수천 년간 욕을 먹어온 무속 신앙도 아직 살아있습니다.
이렇듯 믿는 자를 죽일 수는 있어도 그 종교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더구나 천팔백 년간이나 뿌리내린 집의 종교라면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 어려운 일이 인도에서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그것도 오늘날 세계 3대 종교 중 하나인 불교가 발상지에서 사라진 것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우선 불교 교단이 너무 부자가 된 게 문제였습니다.
지배층에 넉넉한 후원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승려들은 더 이상 탁발을 다니려 하지 않았습니다.
게을러진 승녀들은 안전하고 먹을 것조차 넘치는 사원에서 나오지 않으려 했습니다.
불교를 민중에게 전파할 사람이 없게 된 것입니다.
둘째로는 불교는 어려웠습니다.
대신 승려들은 사원에 틀어박혀 온갖 형이상학적인 이론을 만들어냈습니다.
더구나 일반 민중들의 언어를 써야 한다는 석가모니의 가르침과 달리 극히 일부 지식인들이 아는 산스크리트어로 경전을 만들고 의식을 행했습니다.
그러니 일반 사람들은 불교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불교는 처음부터 이럴 위험성이 있었습니다.
당시 민중들이 이야기에 불교는 너무 철학적이고 학문적이었습니다.
불교의 무소유 역시 당장의 생존을 위해 세속적 욕망을 가질 수밖에 없는 민초들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습니다.
이런 인도의 대중들은 계속 불교에서 등을 돌리고 이해하기 쉬운 힌두교로 속속 넘어갔습니다.

불교의 쇠퇴의 결정적인 이유는 이슬람교?
아주 오랜 세월 인도의 종교는 힌두교와 불교의 양자 대립 구도였습니다.
인도에서 불교는 힌두교의 카스트 제도를 부정하는 인간 평등 사상 덕에 빠른 시간 내에 거대 종교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칠팔 세기 이후 불교가 위축되면서도 그나마 세력을 유지했던 것은 불교가 형식상으로 평등주의를 버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즉 불교의 존재 이유는 평등이라는 사회 정치적 이데올로기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슬람이 불쑥 이 양자 구도 사이에 끼어들었습니다.
그런데 불교와 이슬람은 묘하게도 공통점이 많았습니다.
상업 세력의 기반이라는 것도 그렇고 반 카스트와 인간의 평등을 주장하는 것도 같았습니다.
그런데 다른 점도 있었습니다.
불교는 반 카스트적인 평등주의를 실현할 힘이 없었던 반면 이슬람은 이를 실천할 무력도 있었고 경제력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불교를 옹호할 아무 이유가 없게 된 것입니다.
즉 이슬람은 인도에서 힌두에 대항할 불교의 완벽한 대체제였습니다.
힌두와 불교의 대립 구도가 힌두와 이슬람의 구도로 바뀐 것입니다.
이 바람에 인도에서 불교도들이 대거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일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불교도가 가장 많았던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가 모두 이 과정에서 이슬람의 땅이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이슬람의 강압도 일부 있었고 힌두교로 개종할 경우 불가촉천민이 된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인도에서 불교는 십삼 세기 초 거짓말처럼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아무리 역사가 오래된 종교라 할지라도 올바른 정치 사회적인 역할을 못할 경우 그 나라에서 도태될 수도 있음을 불교 발상지인 인도가 경고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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